[일본 여행기] 그저그런 일본 자전거 여행 9일째 :: 2007/05/03 18:49
2006년 4월 23일 일요일 흐림(가끔 비)
최고 속도 - 52.9 평균 속도 - 13.3
이동 거리 - 88.48 누적 거리 - 775.4
이동 시간 - 6:36 누적 시간 - 55:11
지출
아침 - 야끼소바(450엔), 주먹밥(120엔)
점심 - 소바빵(178엔), 주먹밥(105엔) 코카콜라500ML(125엔)
간식 - 오렌지소다1L(99엔)
생활 식료품 - 신라면 2봉지(198엔)
루트
기상음악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기상 음악소리? 알람시계 가지고 다닌 적이 없는데...
허겁지겁 일어나 텐트밖을 보았다.
엄청난 광경이 내 두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단체 플레시몹 놀이, 아니 정확히 말해 단체 체조를 즐기는 일본사람들의
모습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해변가 공원 전체를 울리는 음악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보기 힘든 모습들인데 일본의 시골 마을이나 이런 종류의 공원에선
쉽게 볼수 있는 모습들이었다.
음악이 끝나자 아무일 없다는 듯이 흩어져 자기 갈길을 가는 모습을 보니 약간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일본을 여행한지도 몇일이 된거 같은데 여전히 날씨는 계속 좋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날씨를 묻는게 습관이 되었고 오늘도 역시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캠핑한 장소를 정리하다 지나가는 아저씨께 어설픈 일본어로 "오늘 비 언제까지 와요?"
라고 물어보니 한국어로 "하루 종일" 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말이 충격적인게 아니고 한국말로 "하루 종일"이라고 들은게 충격적이였다.
일본의 노년충들은 약간씩은 한국어를 아시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일본에서는 입조심을 조금 해야 할듯 싶었다.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를 향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대충 오사카로 정하고 있었는데, 오사카에 특별히 볼일이 있는건 아니였다
오사카 성이 유명하였고 한국에서 도쿄 다음으로 유명한 도시하면 오사카고
어차피 지나가는 길에 있으니 오사카를 목표로 정하였던 것이다.
오사카를 향하는 도중에 목이 말라 근처의 신사에서 물을 먹으려고 신사를 방문했다.
물을 마실만한 곳을 찾았기에 마시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물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곳은 신사를 참배하기전에 손을 씻는 곳인거 같았다.
외국사람이 신사에서 손씻는 물을 마시는 실수를 간혹 저지른다고 하는데
나역시 같은 실수를 할뻔 했다. 다행히 여기 물은 더러워서 전혀 먹을 수 없는 상황이였기에
그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외국인의 시점으로 신사라는건 참 신기하다
도시가 크고 복잡하니 역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고 가끔 길을
잘못 들어가 되돌아오기도 하고, 역시 도시에서의 길찾기는 짜증도나고 즐겁기도 했다.
중간에 길을 물어보다 꼬마아이와 산책을 하고 있는 젊은 남성을 만났다.
갑자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꽤 유창한 한국말로 하기 사작했다.
자신은 한국인 와이프가 있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생각나는건 없다
오사카성의 위치를 알려주며 길을 잘못 들어왔다고 이야기해주며 직접 길을 안내해주겠다고
하는데 아이와의 시간을 빼았는거 같아 거절하였다. 서로 한국어로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겨우 겨우 오사카역을 찾았고 이런 저런 오사카의 정보를 얻고 오사카성으로 향하였다.

드디어 오사카 시내가 눈에 보이기 시작!

힘들게 힘들게 찾아간 오사카역! 대도시 답게 사람들이 많았다.
너무도 유명하기에 나름대로 기대를 갖고 갔지만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는 것 빼고는 다른 일본의 성과 비슷 비슷한 느낌이였다.
오사카 성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 목적지인 나라를 가기위한 루트를 짰다.
대부분 오사카 다음으로 쿄토로 향하는 루트를 짰지만 나라를 너무 보고 싶었기에
오사카 - 나라 - 쿄토라는 다소 황당한 루트를 만들어 버렸다.

드디어 찾은 오사카 성! 그다지 큰거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저 황금색들이 전부 순금이라니!

성안에서 본 성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 역시 용도는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함

오사카 성 부근에서 라이브를 하는 밴드의 모습. 실력파 위주의 밴드가 탄생하는 뒷
배경에는 일본의 이런 밴드문화가 있기에 가능했을 듯
들어올 때도 힘들었지만 나라로 가기위해 길을 찾아 오사카를 빠져나가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지도를 가지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몇번이고 몇번이고 길을 물으며 돌아다녔다.
다행히 오사카에서 나라로 가는 길을 잘 알고 계시는 아저씨를 만나 오사카를 빠져나가는 법을
배웠지만 그길은 약간 위험하다는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다.
여행중에 항상 듣는 말이였기에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근처 편의점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경악! 충격! 우울! 좌절!
길이 너무 힘들어서가 아니다! 바로... 바로...
점심을 먹은 편의점 100m 근처에 가격싼 음식점이 있었다는 것.
그런 사치스러운 감정도 잠시, 아까 길을 알려준 아저씨의 말이 바로 생각날 정도로
죽음의 꼬불꼬불 업힐코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도 길이였지만 역시 차가 많이
다녀서 힘들었다.

Welcome To 죽음의 코스, 이곳이 오사카에서 나라로 넘어가는 지름길

산에서 내려다본 오사카의 모습
지나갔다. 사실 웃으며 나도 손을 흔들었지만 때려죽이고 싶었다. 이쪽은 힘들게 오르는데 저쪽은
사이클로 손쉽게 오르고 있으니 약간이 아니고 많이 화가 났다.
겨우 산을 하나 넘었다 싶었는데 계속되는 오르막, 내리막...
예전에 책에서 본 내용이 문듯 떠올랐다.
나라는 외부의 침입에 대응하기 쉬은 삼면이 산으로 들러싸인 곳이라고...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쿄토로 갔을것이다. 너무 힘들어 오르막은 천천히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고 내리막은 신나게 타고 내려오고, 여행중 처음으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꼇다.

산을 하나 넘었지만 저 멀리 다시 오르막이 보이는 아름다운 모습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공원을 찾긴 했지만 화장실도 없고 공원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놀이터 수준의 장소였다.
또 마을의 중간에 위치해 사람들도 많이 다녔기에 캠핑하기엔 너무도 부적합하였다.
마침 그곳에서 축구공을 차고 있는 일본인 소년들이 있기에 말을 걸어봤다.
우리의 사정을 약간 설명하고 근처 다른 공원이 있는지 안내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그들도 심심했는지 흔쾌히 승락하며 근처의 공원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하지만 이곳도 꽝, 아까전 그곳과 비슷한 수준의 공원이였다. 다른곳을 찾기도 귀찮고 해서
소년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말을 나누며 헤어졌다. 공원에 수도가 없기에 주변 물을 얻기 위해
주변 민가를 방문하였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아저씨, 아주머니 집을 방문해서 물을 수비게 얻을
수 있었다. 여행도중에 땀을 닫으라고 수건도 선물을 주시면서 이곳의 공원보다 좀더 넓고 깔끔한
공원도 가르쳐 주셨다.
역시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동네는 다 똑같은거 같다. 사람사는 재미가 이런거 아니겠는가?
나 역시 고향에 돌아가면 여행중에 받은 친절을 다른 여행자에게 똑같이 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축구를 하고 있었지만 야구를 더 좋아한다는 일본 소년들!

이분들로 인해 일본에 대한 인상이 좀더 좋게 변했다.
약간 힘들거 같았다. 다행히 공원앞에 주차장이 있어 이곳에서 캠핑을 하기로 했다.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공원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을 안에서 잠궈 간단히 샤워를 했다.
역시 일본 여행의 좋은 점은 화장실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늦은 저녁에
사람들 몰래 간단히 샤워를 할수 있다. 단 코펠로 물을 뿌려야 하겠지만 ^^
그래도 일본에서 정말 보고 싶은 도시 나라와, 쿄토를 내일 볼수 있기에 가슴이
정말 설레여서 잠을 일찍 이루지 못했다.

막간의 여행팁! 일본 여행의 충전은 이렇게 자판기에서 해결을 ^^



